[국회보 2015년 1월호]전직 의원에게 듣는다_
작성자 관리자

[국회보 20151월호]전직 의원에게 듣는다_

노인보다는 혜인(慧人)이라 부르자_지혜로운 사람

기사입력 2015-01-05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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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호일 전 국회의원(제14·15·16)

180cm가 넘는 장신에 걸걸한 목소리와 거침없는 달변은 인터뷰라기보다 열띤 강연 같았다. 김호일 전 의원은 지역구가 3·15 의거의 본산인 경남 마산이었고 당시 고등학교 3학년으로 역사의 현장에 참여한 영향으로 정치인이 된 만큼 어떤 일이든 좌면우고(左眄右顧)하지 않는다고 했다. 정계를 떠난 후 한때는 목회자의 길을 걷기도 했고, 2007년 대통령 선거 때는 신당을 창당해 대통령 후보로 나서기도 하는 등 화제를 몰고 다녔다.

 

최근 대한노인회 회장 선거에 출마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1942년생이니 고희(古稀)가 지난 나이입니다. 저는 현역의원 시절부터 노인문제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국회의원 연구단체인 노인복지정책연구회를 창립했고 노인복지문제를 정책의 최우선순위로 삼아야 한다며 정부 측에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노인복지문제는 개인이나 가족의 차원을 넘어선 만큼 국가가 미리미리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점을 누누이 강조했습니다. 노인인구가 전체 인구 중 20%를 넘으면 초고령사회라 하는데 우리나라는 2026년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대한 준비가 시급하다고 봅니다.

 

복지문제의 핵심은 예산, 즉 돈 문제 아니겠습니까?

국가가 고속도로 건설 같은 SOC 예산을 줄이더라도 노인복지예산을 확보해야 합니다.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모든 후보들이 노인복지 공약을 제시했지만 지금도 마땅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습니다. 저는 증세 없이도 복지예산 확보가 가능하다는 입장입니다. 왜냐하면 지난 정권에서 4대강 사업비로 22조원이 들어갔습니다. 4대강 사업비 확보한다고 증세를 하지 않았지만 다른 분야의 예산을 줄이니 22조원의 예산이 확보된 것 아니겠습니까. 노인복지 예산도 의지만 있다면 충분히 확보가 가능하다는 것을 4대강 사업이 보여 줍니다. 우리나라 노인복지 수준은 세계 96개국에서 50위로 중국과 카자흐스탄 다음이고 노인자살률은 OECD 국가 중 1위라는 부끄러운 기록도 가지고 있습니다. 오늘날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 대한민국을 만든 것은 노인들의 희생과 헌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노인에 대한 경제적인 지원도 중요하지만 노인을 바라보는 인식의 변화도 있어야 하겠습니다.

옛말에 늙은 말의 지혜를 빌린다는 뜻으로 노마지지(老馬之智)가 있습니다. 동물도 경험을 오래 쌓으면 지혜로워진다는데 사람은 말해 무엇하겠습니까. 노인은 교과서에서 배울 수 없는 지혜를 가지고 있습니다. 마을에 노인 한 분이 있는 것은 도서관 한 채가 있는 것과 같다는 말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노인이라는 말보다는 지혜로운 사람이라는 뜻의 혜인(慧人)’이라 부르자는 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정치인에서 목회자로 나서기도 했는데 두 직업이 비슷한 점이 있습니까?

고등학교 때부터 교회에 다니면서 언젠가는 목회자가 되겠다는 꿈을 가졌습니다만 정치를 하면서 잊고 있었지요. 그러다 정치를 떠나면서 그 꿈을 이뤄 늦깎이 목사가 된 것입니다. 지금은 목사를 그만두고 가족예배만 드리고 있습니다. 정치는 현실을 다루는 분야이고 모든 종교는 사후 영혼의 세계를 얘기하나 둘 다 대상은 사람입니다. 최근 종교인 과세가 이슈로 떠오르기도 했는데 소득이 있으면 세금을 내야 합니다. 다만 헌금과 십일조는 예물인 만큼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문제가 있고, 종교관련 출판사나 기도원 운영 같은 부대사업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봅니다.

 

일류국가를 창조하는 국민의 힘총재이신데 일류국가로 가려면 어떻게해야 합니까?

국민은 세계일류를 향해 가고 있는데 리더격인 정치인은 그렇지를 못합니다. 선진정치로 이끌기 위해서는 우선 당의 실력자가 가지고 있는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주고 국회에서는 당론투표가 아닌 자유투표를 해야 합니다. 정당도 정책중심으로 바뀌어야 하고 선거 때 합동유세를 부활시켜 후보자의 자질을 비교할 수 있도록 했으면 합니다. 그리고 제도적으로는 감사원을 국회로 가져와야 합니다.

김호일 전 의원은 인터뷰를 마치면서 사회 각 분야에서 원로들이 제 역할을 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로마 천년에는 원로원의 힘이 컸고 세계를 이끄는 미국의 힘에는 원로 의원들이 있다며 우리 국회도 다선의원과 원로의원들의 목소리를 경청해 일류국가 건설에 매진할 것을 주문했다.

글 김종해 사진 조남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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